“한벗이지요? 장애인인데 나도 비행기 탈 수 있나요?”
60쯤 돼 보이는 아주머니의 고단한 목소리이다. ‘탈 수 있다’, 고 했더니 곧바로 신세타령. 소아마비로 평생 힘겹게 살았는데 죽기 전에 비행기 한 번 타게 해달라며 몇 번이나 다짐을 받는다. 아프고 외롭게 살아낸 한 여성의 애처로움이 목소리로 전해왔다.
장애인이 웬 해외여행을?
‘장애인이 해외여행이라니 세상 많이 좋아졌다.’고 빈정거릴 수도 있다. 물론 해외여행을 꿈도 못 꾸는 장애인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벗도 처음에는 타국 장애인과의 교류가 목적이었다. 그러다 전액 자부담도 좋으니 <해외여행>을 하게 해달라는 갈망을 접하고 놀랐다.
장애인 해외여행
장애인 해외여행 욕구는 다르다. 거기엔 소외와 외로움의 뼈저림이 있다. 119에 실려 입원 중이던 지체·청각 중복장애인이 의사 만류를 뿌리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 근육이 스러져가는 젊은이의 죽기 전 소원. 연가 허락을 받지 못해 아예 직장을 퇴직하고 나선 30대 여성. 호흡기에 의지해 사는 한 장애남성의 선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해외관광 2,500만명 시대. 장애인이야말로 여행이 필요하다. 아직 장애인전문여행사가 없다. 누군가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해외여행. 이 애잔한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경험을 쌓고 있다. ‘보다 중증의 장애인을 위해’, ‘많은 분이 참여하도록 저렴하게’가 한벗의 목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