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장애
근육장애는 전신의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희귀난치병이다. 근본원인은 모르고, 유전이 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걷기 힘들어지다 휠체어에 앉게 된다. 손힘도 약해져 수저를 들지 못하게 되고 더 심해지면 호흡마저 힘들다. 숨도 허파의 근육으로 쉬기 때문, 결국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동침대와 호흡기, 부대장비가 놓인 중환자실 같은 방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24시간 침대 곁을 지켜야 하는 엄마의 인생은 사라졌다.
배현우(34세), 민우(32세) 형제의 나들이
지난 9월 한벗이 마련한 장애인 서울투어에 인공호흡기와 부대장비를 착용한 형제가 나타났다. 외출 시 호흡기는 7시간밖에 작동하지 않지만 형제는 과감히 방을 나섰다. 이들에게 도전은 이미 일상이다.
서울시가 개방한 「정동길 전망대」에 올라갔다. 덕수궁과 시청의 빌딩 숲이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 없는 형제는 바깥을 내다볼 수가 없다. 대신 활동보조인만 창밖을 내다본다. 이 광경이 허전하다.
문경에서 서울로
집은 경상도 문경이고 엄마와 셋이 산다. 잘 생긴 현우, 민우는 9살 때부터 뛸 수 없게 되었다. 놀란 엄마가 병원으로 달려갔다. 뒤시엔느 근위축증! 듣도 보도 못한 병이었다. 장애가 심해지자 공간은 방안으로 좁혀졌고 엄마 혼자선 감당이 되지 않았다. 엄마마저 우울증에 시달렸다. 더구나 지방에선 활동보조인을 구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형제는 엄마를 설득해 1년 전 서울로 향했다. 이때 이용한 것이 한벗둥지 승합차이다. 의자를 눕히고 매트리스를 깔았다. 서울 생활은 어느 고마운 친구의 부모님이 구해준 방, 그리고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가능해졌다.
서울구경
인공호흡기를 코에 댄 현우, 민우 형제의 모습에 처음 보는 사람들은 말을 잊는다. 그러나 형제의 가슴엔 장엄한 삶이 있다. 서울에서 갖는 첫 나들이었다. 그야말로 서울구경이다. 누워서 바라보는 서울, 그래도 두 형제에게 얼마나 감격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모른다.
장애인 관광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형제가 참가한 무장애서울투어 프로그램은 서울시 사회복지기금(장애인복지계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